2019.09.29
오늘 영천가는 버스를 타다 여객택배 조끼를 입고 있는 아저씨를 보았다.
터미널을 나서는 길목에 들어서기 전,
색이 바랬어도 여전히 알록달록한 파라솔과
그 아래 놓인 헤진 의자.
촌스럽다 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무대 장치들은
다 그러한 모양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아름답다.
주변과 어우러지며 불편하지 않다.
옛 것들이 새 것으로 바뀌어지는 것은
더 깨끗하고 더 편해서 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불편하지 않다.
우리는 새 것을 좋아하지만,
옛 것에 마음을 둔다.
기댈 곳을 찾아 눈물을 훔치는 곳은
언제나 옛 곳이다.
새로 생겨나는 것이 많아질수록
버려지는 것 또한 많다.
그리고 그 버려지는 것과 새것 그 사이의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해 온 힘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그리고 우리의 삶과 우리의 세상은
모두 어떻게 흘러가는 걸까?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 있음은
새로운 것이 계속 생겨난다는 것이고
세상이 바뀌어 간다는 것인데
세상은 더 좋게 바뀌어가는 것이 맞을까?
우리가 반복하는 실수와 실패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큰 중장비 기계들로 콘크리트를 덮었던 청계천을
다시 큰 중장비 기계들이 드러내어
작은 축제를 열고.
원래 있던 강과 강변을 고쳐서 차가 다니고
우리가 살 곳을 만들어가려던 과거에서
지금은 더 좋은 삶을 위해 앞다투어 강변을 복구한다.
미래로 가면 다시 자연이 우리로 돌아올까?
우리는 자연을 사랑해야하는 시혜적 입장이 아니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것들은, 자연이 해주는 일들을
극대화 시키는 것들일 뿐이다.
자연을 파괴하여 인간의 터전을 마련하고
인간의 편의를 돕는다는 것은 모순적이다.
길에 놓인 화분과 말린 고추 하늘을 담은 그림들
모든 것이 자연인데
세련 이라는 단어 안에 그 품은 가치를 가두어버리는 것이 안타깝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엔
저마다의 이유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 만들어 내는 손길과 마음과 풍경은
결국 자연에 녹아있다는 것을 잊지말며
자연과 인간은 곧 하나라는 것이 마음에 스며드는 일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