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20.1.16.토
가람.❁
2021. 1. 16. 23:54
오랜만에 집에 왔다.
이제는 집이 여기 내 집이구나. 신기하다.
이 내 방에 혼자 앉아
정갈하게 정리해 둔 엄마 아빠의 지난 시간을 상상해보고
빌려 준 옷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아 우리 엄마 냄새. 생각해보고
기타를 잡아 이것저것 쳐본다.
늦은 시간이라 기타도 나도 속삭이기만하다 이내 내려놓고
오빠에게 보낼 귀여운 영상도 접어두고
하현상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린다.
이 곳에 왔었던,
다르게 표현하다면 머물렀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새벽까지 이 조명 아래 같이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가장 가까이, 그리고 아이패드에 담긴 사진을 보고

전해주진 못하겠지만
(어쩌면 다음에 만나서 이어그리며 또 보여줄 수도 있지만)
그냥 일기처럼 그려본다.
내 방에서, 내가 찍어 준 사진을 들고 찍은 사진들!
우리 현아도 내가 찍어 준 사진을 가만히 들고 찍어 프로필을 해두었던 게 이상하게 뭉근하더니.
신기하다.
지금와서야 느끼는건데,
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인연이었구나, 그리고 인연이구나 고맙다 라는.
이제 조금씩 관계가 정리가 된다.
고마운 인연들이다 라는 생각으로.
고마운 인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네요, 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거구나!
정환이도,
오빠도,
현아도,
선생님들도,
수줍게 빼꼼 인사만하던 꼬맹이가
이젠 먼저 내 달력을 챙겨주며 선물을 건내는 어른이 되어가는 지금도,
이 모든 게 인연이구나.
내 방이 생긴다는 것
내 집이
직장이, 마을이 동네가, 생긴다는 게
조금씩 와닿아간다.
이런 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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