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준표가 간호인이 된다고 연락이 왔다.
정확하게는 그냥 연락이 왔지만, 곧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한다고 한다.
내 자식도 아니고, 내 동생도 아니지만, 새삼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정원이와 통화를 할 때 느끼는 것과는 또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느낌.
정원이는 그 어린 시절에도 마음은 너무나 큰 아이인 것이 느껴져서. 내겐 한켠으로는 꿋꿋이 자라는 그 아이가 걱정 없이 든든하면서도 마음이 쓰이게 되었고.
준표는 맑고도 밝은 그 미소 안에 지닌 여러 색깔이 내게 너무도 귀엽고 또 그런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이 한 해 한 해 느껴져서 애틋한 사이가 되었다. 그저 웃음으로 통할 수 있는 사이라서. 그런 제자를 두고 예뻐하고 응원하고 도울 수 있어서.
내게 굳이 몇 겹을 쓰지 않아도 서로 사랑과 존경으로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대화와
그 저변의 마음, 그리고 미래가 있고,
또 내가 그 마음을 알아줄 수 있음에 서로 감사하고 있는 지금.
그리고 동시에 어제 연락 온 자인이, 그리고 선우.
두 아이가 서로 다른 대척점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내겐 그렇게 다르지 않다.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고, 그들이 가진 반짝반짝한 것이 더 좋은 곳에서 귀하게 빛나길 바라는 것은 동일하기에.
선우가 가진 다듬어지지 않은 결들은 언젠가 자기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 믿고
우리 자인이가 가진 애정어린 시선들은 다듬어지며 더 좋은 곳에 머무르고 퍼져갈 것이라 믿기에.
나는 그런 면에서는 행복하다.
성욱이도. 수진이도. 민지도. 아영이도. 민경이도. 다들. 행복할걸 알기에. 나는 그래서 또 행복하다.
지금처럼 어지러운 날. 아이들이 내게 도리어 힘을 준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