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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21.11.2.화

by 가람.❁ 2021. 11. 2.

포개다.
반쯤 뜬 태양 위에 다릴 포개고 앉다.
하늘과 내가 포개진다.
그림자와 태양빛 사이에 손을 넣어 비집고 앉다.
잔디밭의 그림자가 내 발끝에 바스락거린다.
기타의 소리가 내가 듣는 음악 위로 포개어진다.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깜깜
찬란한 너에게 눈이 멀어 깜깜
깜깜한 내 마음 깜깜한 머릿속
조제가 간 호텔에서처럼 그냥 물고기처럼 수영
그냥 파란 어둠 안을 가만히 유영

*
연약하다
마음이 연약하다
네가 연약하다
연약한 구석이 있다
연약함
네가 가진 연약함을 공유하다
내 상처를 내어도 괜찮으니 너와 연약함을 공유한다
겹겹이 저미는 상처도 괜찮으니
그냥 그 아픔을 덮고 그저 앉아 너만 바라본다
흉이 지면 그 후 새살이 돋아 복숭아빛 흉이 지면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날거야
가만가만 만져볼 때마다 너와 나눈 온도가 느껴지겠지
그 순간만큼은 계절이 바뀌고 바람이 불겠지
고마울거야
아픔도 고마울수있을거야
네가 나눈 연약함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해줄거야
그럴거야 아마도

**
투둑투둑 떨어지는 비
그리움도 소리가 되고 슬픔도 물결이 되어 주어
오히려 그립지도 슬프지도 않은채로
빗소리만 가득찬 세상
빗소리와 어울리는 음악은 그래서 낮고
시는 그래서 여리고
혼자는 무던하다

***
네가 별거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별거아니야.
별거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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