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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7.10.10

by 가람.❁ 2017. 10. 10.

​​​새 섬유유연제를 사서
얼른 빨래를 하고 싶은 기분




좋아하는 사람과 걷고 싶어서
위로받고 싶어서
괜히 자전거 번호를 물어보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는 것이 불편해서
내 상처를 적어보는 것
그리고 날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것

쓰레기를 버리며 마음을 비우고 싶어하는 것




​너랑 함께 하고 싶어서
배가 부른데도 치킨을 함께 먹는 것

고마운 마음 남겨두고
잠시 나의 휴식을 가지는 것

:





​산 넘어 산 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아주 아픈 어릴 적, 내가 그 아픈 것이 사라지기만을 밤새 기도하고 여기저기 절을 찾아 108배를 하곤 했다. 그리고 너무도 튼튼해진 나는 이제 어엿한 학생이 되어 천방지축, 또 성실한 나로 살아갔고 엄마에게는 나의 입시가 큰 산이었다. 내가 밤새 공부하고 학교에서 볼펜 뚜껑을 이마에 꽂아 앞머리를 넘기며 노트 필기를 기깔나게 하고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것들을 설레며 알려줄 동안 엄마는 나의 입시가 그리고 기울던 가세에 힘든 다리를 버티어가며 꿈꾸었다. 교대는 아니지만 사범대에 진학하게 되었고, 수능 당일날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던 엄마가 수능 끝난 나를 처음 만나 들은 이야기가 재수하고 싶다는 말인 것도 금새 날아가고 기뻐하셨다. 그 다음 엄마는 나의 임용과 질 높은 대학 생활을 고대하셨다.

산 넘어 산.

내가 임용만 되면 천지 소원이 없겠다는 엄마 말씀이 영원히 지속될 건 아니라는 건 이젠 알고 있지만,
지금 내가 수험생이고 지금 이 순간의 나와 엄마와 아빠와 정수와 우리가 머무르고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떠올리면 엄마는 그것이 최고 소원인 것이다.

나의 위치를 떠올리면 어딘가모르게 주눅들게 되지만
내가 무엇인가에 실패해서 그걸 타고 올라올라 어딘가 정상으로 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만
그래서 내가 올라가는 동안은 정상이 아니기에 계속 모자른 기분이 들지만,

나의 위치는 지금은 수험생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딸이자 누나이자 애인이자 여자친구이며 조카이고 친구이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나는 그 어딘가에 붕붕 떠다니는 가람. 원하는 것들을 지천에 두고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다.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먼저이겠다.
나는 뒤쳐진 것이 절대 아님을,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먼저일 것 같다.

난 그냥 나라구.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



어제도, 오늘도 창문으로 창문 밖으로
손흔들어 반겨주는 사람!
사랑해, 잘자

그리고 오늘은
​​반달이 크~~게 떴다
내가 좋아하는
​​밤 캠퍼스 산책도 살짝 했다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났고
오랜만에 잠도 혼자 곤히 잘 들 것 같다

굿나잇,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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