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 초코파이
(제공자 : 부장님)
난 초코파이를 잘 먹지 않는다.
초코파이의 마시멜로가 지구를 열바퀴 돌아야 빠진다는 이야기때문일까? 언제부터인지 초코파이를 먹지 않았다.
넘칠만큼 많은 양은 아니기에 항상 누군가 양보를 해야했고,
또는 반드시 나누어지지 않아서가 아니더라도
내가 건내는 초코파이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행복한 일임을 알게 되어서 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입에 머무르는 초코와 마시멜로와 빵의 기름짐이
우리에게 군침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그 남은 맛, 맴도는 것들이 주는 아쉬움-주지 못한-이 있었다.
반짝반짝한 것들은 잘 먹지 않게 됐다.
내게는 음식도 부드럽고 보드랍고 톡톡한 것이 사랑받는 걸까
재미있는 생각에 웃음이 지어진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은 세상 어디에나 동시에 존재하지만
각자 보는 눈마다
그걸 담는 마음마다
그 사람의 발걸음의 무게마다
너무도 다르고,
그 다름을 바라보는 것과 그것의 한 데를 걷고 있음에 아름다움과 알수없는 감동을 느낀다.
풍경에서도 눈에 띄는 반짝거림과 투명하리 맑은 크리스탈 유리알과 같은 화려함을 찾지 않는다.
내가 입은 옷도 닿았을 때 보드라운 섬유가 얕게 올라 폭폭하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맨들맨들 반짝반짝 한 것 보다
곁에 있으면 손을 꼭 잡아 만지작 거릴
보드라움을 나누는 것이 좋다.
따뜻한 것이 좋고
차가움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아내며 위안을 얻는다.
누군가의 눈빛에서 찾지 못한 따뜻함을
언젠가 만나게 되는 순간에 나는 심장이 철렁한다.
그 순간을 어쩌면 나는 사랑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순간으로부터 나는 사랑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존재들의 보드라움을 어우러 다독이고 싶다.
사실 내가 그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존재들이 나의 보드라움을 어우러
다독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초코파이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이
따뜻한 추억이기에 여전히 사랑받고 있을거다.
그 추억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이 가을이 온통 물들어있음 좋겠다. 나와의 추억도 온통 흩뿌려져 모두들 알록달록 물들어있음 좋겠다. 그래서 그 알록달록함 폭 빠져 행복해졌음 좋겠다.
*
18:01
기차가 출발했다.
왜인지 울고만 싶은 기분이 들었다.
왜그런건지는 알수없었다.
그 사람의 눈길이 내게 닿아 튕겨나가는 그 모습이
나에게 쓸쓸함을 주었나.
알 수 없는 아픔이다.
지나는 차창에 비치는 내 모습을 가만히 걸어가며 보았다.
나는 예쁜 사람인데 내가 나를 돌보지 못한 것만 같아 미안했다.
알 수 없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내 마음을 휘돈다.
가을 낙엽을 돌고 도는 바닥 바람과도 같이
내 마음 어딘가를 돈다.
계절이 이토록 나를 움직이는걸까
나무가 단풍이 드는 게
추위가 찾아오는 시절임은 이유가 있는 걸까
내 마음에도 단풍이 드는 것이라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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