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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준표가 간호인이 된다고 연락이 왔다.정확하게는 그냥 연락이 왔지만, 곧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한다고 한다.내 자식도 아니고, 내 동생도 아니지만, 새삼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정원이와 통화를 할 때 느끼는 것과는 또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느낌.정원이는 그 어린 시절에도 마음은 너무나 큰 아이인 것이 느껴져서. 내겐 한켠으로는 꿋꿋이 자라는 그 아이가 걱정 없이 든든하면서도 마음이 쓰이게 되었고.준표는 맑고도 밝은 그 미소 안에 지닌 여러 색깔이 내게 너무도 귀엽고 또 그런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이 한 해 한 해 느껴져서 애틋한 사이가 되었다. 그저 웃음으로 통할 수 있는 사이라서. 그런 제자를 두고 예뻐하고 응원하고 도울 수 있어서.내게 굳이 몇 겹을 쓰지 않아도 서로 사랑과 존경으로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 더보기
2024. 05. 01. 답안지 메모 *그와 나눈 시간들은 내게 특별함을 주었고, 시간의 힘과 함께 - 이야기하는 드라마, 노래, 그런 것들의 힘은 대단했다.그런 관계를 규정지을 말이 없어 우린 그렇게 공백으로 남겨둔 채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내가 그를 돕듯 그도 언제나 나를 도왔다.그것들은 지나고 나면, 아니 지나고 나니, 어쩌면 사랑일까 생각할 정도로 서로에게 극진했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신기하고도-또 서로에게 감사한 건-그 마음은 두고그저 서로의 올바름과 서로의 경계선 안에서 무한 존중을 거듭하며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다.그가 내 전부인 것처럼 너무도 큰 사람이 되었던 적도 있었으나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내 전부는 아니었다.그만큼 연결된 감정도 기억도 순간도 관계도 배움도 많았을 뿐.사랑한다고 말하면 쉬워지지만, 그 말은 어째서.. 더보기
2024.05.02.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새로운 학교에 와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어쩌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일상을. 가까운 곳에 앉아 있는 분께서 감사하게도 음악과 철학을 사랑하시고, 그걸 나누어 주는 분이셔서, 그 덕에 다행이도. 너무나 다행이도,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이나 움직임을 잊지 않고 지낸다. 예술이든 철학이든, 무용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완곡하게 표현해버렸지만, 행운이다. 감사한 일. 그리고 (놀랍게도!) 그 분께서 연주하고 계시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듣고 있다. 산책을 세시간을 하고, 노래를 세시간을 부르셨다는 선생님.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쉬어가는 곳이 된 것 같다. 물론 움직이고 있지만, 마음은 쉬어가는 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