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뤄두었던 3차 백신 접종을 마치고,
드디어 (!!) 운전 면허 시험에 최종 통과하였고,
2학년 과목별 세부 특기 사항을 마무리했고,
오빠와 포근한 시간을 보냈다.
가끔 보는 우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마음이 낡지 않고 오래오래 빛나는 걸까
때로는 환한 낮의 햇살처럼, 떄로는 새벽녘 가로등의 노오란 빛처럼
빛깔은, 밝기는 어찌되었든
그렇게 오래오래 빛나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오해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겨울 방학이
지난 일년 간의 정성에 대한 보답인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곁에서 있어보며
가끔 보아서가 아닌
그 사람이라서, 이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구나- 깨달았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내 인생의 길 갈래 갈래에 돌부리도, 웅덩이도, 비탈길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다 지나온 길들이고
그 길 끝에 항상 예쁜 내가 있고,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주며 북돋아주는 누군가들이 존재했다.
의식하지 못한 날들에도 나를 북돋아주던 사람들이 군데 군데 있었다.
부끄러움에 미처 음미하지 못하고 삼키거나 넘겨버린 말과 표정과 마음들이 있다.
늦었지만 그 마음과, 표정과, 말들을 다시 되새김질하며- 지금 30살의 내가 예쁘게 앉아 있음에 감사하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은 또 어떨까?
잘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나는 행복할 것이라는 거다.
그것만큼은 분명하다.
나는 언제나 조금씩 더 넓어지고, 때론 더 깊어지고, 사랑의 모양이 더 정확해지리라.
어디선가 본 표현처럼,
정확한 사랑을 하리라.
그것이 사랑임이 분명하겠지.
난 그런 삶을 살 것이다.
나의 올해, 서른, 삼십대의 시작은 그래서 뜻깊다.
아마도 내 곁에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따뜻함을 부쩍 더 많이 나누고,
나 또한 아프지 않고 성장하는 포근한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손길이 스치고 눈길이 만나는 그 날들에, 축복이 가득하길.
그리고 나 또한 멋진 시작을 하고 있으니,
그 시작에 멈추지 않길.
*
있잖아, 난 네가 참 좋아-
얘들아, 선생님은 너희가 참 예뻐.
몇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우리반이 우리반이라 참 다행이다.
선생님은 참 복 받았다. 란 생각을 하게 돼.
고마워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줘서!
비록 표현이 서투른 너희,
(그리고 너희보다야 조금 낫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투른 선생님이지만
이렇게 2월 중순 새벽마다 너희들의 마지막 생기부를 쓰면서
꼭꼭 다짐하고 기도해.
행복하길, 더 성장하고, 그 끝에 행복한 직업인이 된 너희가 건강하게 있길. 학교에서 소망한 그 꿈들의 조각들이 실제와 겹쳐 빛나고 있길 말야.
마치 주문처럼 적고 있어.
좋은 일이 있을거야- 같은 주문처럼!
그리고 그걸 적는 선생님에게도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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